나는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라 그가 내 안에, 내가 그 안에 거하면 사람이 열매를 많이 맺나니 나를 떠나서는 너희가 아무것도 할 수 없음이라
(요한복음 15:5)
샬롬!
산천은 푸르름을 더해가고 하나님의 사랑은 깊어가는 계절 5월입니다.
한국은 각양각색으로 만개하던 꽃들이 하나둘씩 떨어지며 자취를 감추고 점점 녹음이 짙어지는 봄의 끝자락에 와 있겠지요. 초목의 새잎이 이제 막 여리게 푸른빛을 띠며 고운 빛깔을 뽐내는 신록의 계절처럼 하나님을 향한 우리의 사랑도 점점 깊고 성숙해지길 소망해 봅니다.
우리에게 선물로 허락하신 가정과 주변의 이웃, 조금 더 멀게는 선교지의 영혼까지 돌볼 수 있는 넉넉한 사랑과 따뜻한 마음, 감사가 넘치는 5월 한 달 되시길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오래간만에 말라위 소식 전해드립니다 :)
<ECD센터 건축과 주인의식 플랜팅>
작년에 한국국제협력단의 기금으로 시작하게 된 ECD (Early Childhood Developement, 영유아발달) 프로젝트로 저희는 소속단체인 더멋진세상 말라위 지부 사역지인 치린디메(Chilindime) 마을에 총체적 영유아발달 교육기관인 ECD센터를 건축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공개 입찰 과정을 통한 건축사 선정이 지연되고 건축 기간 중 환율이 두 차례 오르며 건축 자재값이 폭등하는 등, 크고 작은 문제가 있었지만, 올해 초 ECD센터가 완공되어 1월 22일 ECD센터를 개원하여 아동들을 교육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큰 기금이 지원되는 프로젝트로 단기적으로 마을에는 다이나믹한 변화가 있겠지만, 프로젝트 종료 후에도 지역사회의 지속적인 개발과 자립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고민해야 할 문제들이 많았습니다. 이를 위해 ECD센터 건축 중에는 지역사회 출신의 교사 9명을 정기적으로 교육하였으며, 자원봉사로 헌신을 자처하는 10명의 ECD 교육위원회를 세워 정기모임과 CHE (Community Health Evangelism or Education, 지역사회개발선교) 교육을 통해 향후 ECD교육센터의 자립방안을 모색하도록 하였습니다. 또한 학부모 훈육 교육과 문해/산수교실을 시작하여 영유아 교육을 위해서는 부모의 관심과 노력 또한 필요하다는 것을 알리는 데 힘썼습니다. ECD센터 건축은 더멋진세상에서 지원하지만 센터의 주인은 마을 주민들이기에 센터 운영에 필요한 것들은 주민들 스스로 대가를 지불해야 해야 한다는 것을 알리는 데에 주력해야 했습니다.
ECD센터 개원 전에는 ECD 교육위원회를 주축으로 향후 ECD센터에 자녀를 등록시키길 원하는 학부모들을 모아 자녀의 원비를 책정하는 회의를 가졌습니다. 대부분 월 평균 수입이 우리 돈 30,000원이 안되는 가난한 사람들이지만 만성적인 의존 문제를 뿌리 뽑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할 과정이었습니다. 적은 금액이지만 교사 사례비, ECD센터의 야간 경비들의 급여, 소모품 구매비 등, 최소한의 운영비를 위해 필요한 금액이 정해졌고, 이들이 정한 원비가 생활 수준에 비해 적은 금액이 아니었지만 감사하게도 현재 매달 아동들의 원비가 전원 걷히고 ECD센터가 운영되는 데 작게나마 도움이 되고 있으니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요!
센터의 크기와 진행되고 있는 프로그램의 규모가 크다 보니 현재 부모님들이 내는 원비로는 사실상 센터의 운영을 100프로 감당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하지만 앞으로 저희들이 이곳에서 진행할 사역을 통해 지역사회가 개발되고 이를 통해 개개인의 삶의 질이 지금보다 개선될 것이기에 향후에는 충분히 지역사회에서 스스로 센터 운영을 감당할 수 있으리란 희망을 꿈꾸게 됩니다.
오랜 타성에 젖은 말라위라는 나라의 특성상 절대적으로 불가능할 것이란 주변의 부정적인 소리와 그 말을 믿게끔 만드는 환경들이 저희 마음 안에 불신을 싹틔우고 낙담하게 만들 때도 많지만 그동안 하나님께서 이 지역에서 하셨던 일들을 되새기면 의심은 확신이 되고 소망이 됩니다. 저희는 포도나무에 매달린 가지처럼 주님 곁에 잘 붙어 있음 되겠지요? :)
저희가 포도나무이신 주님 곁에 잘 붙어 주어진 역할을 잘 감당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시고 섬기는 지역사회의 주민들에게 건강한 주인의식이 심어질 수 있기를 기도해 주십시오.
<지역사회의 소망, 말라위의 소망으로... 밝은미래 ECD센터>
자녀들이 밝은 미래를 꿈꾸는 부모님들의 마음을 담아 ECD센터는 Bright Future (밝은 미래) ECD센터라는 이름으로 명명하게 되었습니다.
2월 29일 말라위 정부 관계자들과 지역사회 리더들, 후원단체인 한국국제협력단의 대표자들과 마을주민들 약 600여 명이 모여 밝은미래 ECD센터 개원식을 진행하였습니다.
동네 조촐한 잔치로 진행하려고 했던 개원식은 말라위 여성아동복지부의 장관까지 참석한 대대적인 큰 행사가 되었습니다. 시골 지역뿐 아니라 말라위 지역에 전무한 ECD센터의 시설과 규모에 현지 관계자들과 지역사회 리더들은 매우 기뻐하고 감탄하며 우리 ECD센터가 ECD 교육열이 저조한 유사 시골 지역에 많은 긍정적 효과를 일으키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 기대하였습니다. 개원식에 참석한 사람들의 행복한 얼굴을 보며 하나님께서도 이날을 참 기뻐하시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 뭉클하였습니다.
현재 ECD센터는 만 3세~5세 아동 약 120명이 재원 중에 있으며, 연령별로 3개 반으로 나뉘어 지역사회 출신 9명의 교사들이 아이들을 돌보고 있습니다.
주먹구구식으로 아동들을 돌보던 9명의 교사들은 지난 1년간 말라위 정부에서 인가한 교육기관인 AECDM(Association Early Childhood Development Malawi)에서 3단계 과정의 전문교육을 받았으며, 지난 4월 마지막 교육과정까지 전원 수료를 마쳤습니다.
아이들을 돌보는 모습이 이전보다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모습에 학부모들의 만족도가 커지고 교사들 스스로도 자신감이 붙어 ECD센터는 항상 활기로 가득 차 있습니다.
지난 3월에는 더멋진세상 본부에서 ECD 전문가로 파견된 안수현 단기선교사의 동역으로 ECD센터의 교사 교육과 교재 교구의 개발 또한 더욱 활성화 되고 있습니다.
안수현 선교사는 ECD센터 교사들의 정기적인 교육과 ECD센터가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전반적인 센터 운영을 도와 사역할 계획에 있습니다.
또한 ECD센터에서는 영유아 교육 뿐 아니라 주중에 두 번 ECD센터에 재원 중인 아동의 부모들을 대상으로 문해, 산수교실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영유아의 발달을 위해서는 교육기관에서의 교육뿐 아니라 가정에서도 부모의 돌봄과 교육이 필요하므로 문해/산수교실 참여는 자녀의 ECD센터 등록을 위한 필수조건이었는데요, 예상외로 부모님들의 참여율이 매우 높고 학구열이 엄청나게 뜨겁습니다. 대부분 중고등학교 때 원치 않은 임신이나 가정 형편상 학업을 포기하게 된 엄마들이 다시 시작하게 된 공부에 재미를 붙이게 된 것이라 굳이 강요하지 않아도 열심입니다. 손을 덜덜거리며 꼬불거리는 글자를 적고 있는 이네들을 바라보면 기특한 마음, 안쓰런 마음, 한심한 마음...
다양한 마음들이 어지럽게 교차합니다 ㅠㅠ 하찮고 작은 배움 같아 보이지만 부모님들의 배움을 통해 아이들에게 미칠 영향은 우리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클 것입니다.
작은 물결이 언젠가는 파도가 되는 것처럼 부모님들의 배움이 ECD센터 아이들에게 파도같이 크고 선한 영향력이 되기를 소망해 봅니다. 지금 밝은미래 ECD센터에서 진행되는 영유아 교육과 부모님들의 교육이 지역사회의 소망, 나아가 말라위의 소망이 되어 이름처럼 밝은 미래가 되는 교육기관이 될 수 있도록 함께 기도해 주세요.
<루리네 가정, 지난 1년을 돌아보며>
NGO단체 소속 선교사 신분으로서의 이점은 복음을 전하는 직접적인 활동을 하는 것 외에도 비정부단체로서 다양한 국제개발 프로젝트 활동을 경험해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특별히 저희 부부는 지난 2022년부터 한국국제협력단의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진행해오며 다방면으로 역량이 강화되고 많은 것을 배우고 경험하고 있는데요, 때론 업무적인 과부하로 버벅댈 때도 있었고, 그만두고 싶을만큼 힘들 때도 있었지만 ㅠㅠ 그 때마다 하나님께서 돕는 손길과 위로의 사람들을 보내주셔서 우리가 가는 길이 결코 우리 혼자만 걷는 외로운 길이 아님을, 하나님께서 하시는 일임을 깨닫게 해주셨습니다.
작년 7월엔 재작년에 이어 온누리교회 SNS청년부에서 단기선교팀이 방문하여 현장에 많은 위로와 힘이 되어 주었고, 말라위를 사랑하는 지인 여러 명이 모여 작게 기도 소모임을 온라인으로 개설하여 매일 함께 성경을 통독하고 기도 제목을 공유하고 기도하고 있는데 저희 두 사람에게 큰 힘과 신앙적인 자극이 되고 있습니다. 연말에는 재작년에 이어 남아프리카공화국 한인선교사 대회에도 참석하여 같은 아프리카 권역에서 사역하고 계시는 여러 선배 선교사님들과의 교제를 통해 많은 위로를 받고 돌아왔습니다. 같은 아프리카라고 해도 말라위에서 사역하고 있다고 하면 선배 선교사님들도 경로우대 하듯이 (아마도 빈곤국 우대?) 섬겨주셔서^^ 올해로 선교사대회에 두 번째 참석이었지만 말라위에서 사역하고 있다는 것이 새삼 자랑스러웠던 시간이었습니다.
말라위 국제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루리는 하교 후 저희가 없는 동안 집안일을 돌봐주는 아주머니랑 함께 지내며 친구들과 잘 놀며 건강하고 행복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다만 박민영 선교사가 사무실 출근을 정기적으로 시작하며 루리가 배꼽 만지는 버릇이 시작되었는데 요근래 심하게 배꼽 만지는 횟수가 늘었습니다 ㅠㅠ 혹시 엄마의 부재로 인한 아이의 스트레스는 아닌지 걱정스러운데 루리의 마음이 평안하도록, 나쁜 습관이 되지 않도록, 아이의 마음을 잘 어루만지는 부모가 될 수 있도록 저희를 위해 기도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지난 달에는 박민영 선교사와 루리가 약 3주간 한국에 휴가를 다녀왔습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리웠던 가족들과 함께 한국 봄의 정취를 느끼며 쉼의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엄청난 미세먼지의 폭격이 있었지만 아름다운 봄꽃들과 맛있는 한국 음식들, 빨리빨리 해결되는 모든 것들이 행복했던 시간들이었습니다 ^^; 귀한 쉼의 시간을 허락해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리며, 일일이 찾아 뵙고 인사드리지 못해 이 자리를 빌어 죄송한 마음을 전합니다.
정기적으로 기도편지를 써야 한다는 압박과 부담감에 자주 소식 전해드리지 못해 송구스럽습니다. 올해는 짧은 안부 메시지라도 자주 보내며 소통할 것을 약속 드립니다.
기도해 주시는 여러분들이 계시기 때문에 말라위 현장에 저희들이 있음을 고백합니다.
포도나무 가지가 나무에 붙어 있으면 탐스러운 열매를 맺는 것처럼, 저희는 비록 볼품없는 가지지만 우리 예수님께 딱 붙어 있으면 열매 맺는 풍성하고 복된 삶을 살게 될 것임을 믿습니다.
기도해 주시는 후원자님들의 삶도 말씀 따라 순종하는 삶, 하나님 나라의 의를 먼저 구하는 삶, 주님과 교제하는 삶을 가장 우선하는 삶 되시기를 축복합니다. 우리 올해도 아름다운 가지로 살아가 보아요 :)
감사합니다. 주의 이름으로 사랑하고 축복합니다.
말라위에서 이석열, 박민영, 루리 드림.
<기도제목>
1. 몸과 마음이 온전히 건강하여 주의 일을 감당하는 데 부족함 없는 선교사 가정 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세요.
2. 선교사 가정의 삶과 사역을 통하여 주변에 복음을 전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세요. 그리스도의 편지 같은 삶을 살아가는 선교사 가정의 삶이 되도록 기도해 주세요.
3. 가정과 사역의 균형을 잘 이룰 수 있도록, 자녀 루리를 더 사랑으로 품고 이해하는 부모가 되도록 기도해 주세요.
4. 선교단체인 NGO더멋진세상 말라위 지부를 이끌어가는 리더로서의 역할을 잘 감당하도록 기도해 주세요.
5. 더멋진세상의 지부 사역과 한국국제협력단의 기금 프로젝트를 축복하여 주시고 담당자와 동역자들에게 지혜와 능력을 허락하여 주시기를 기도해 주세요. 모든 사역을 통하여 하나님 나라의 영광이 드러나며 섬기는 현지 주민들이 하나님을 알며 예배하는 데 이르도록 기도해 주세요.
6. 올 여름 7-8월 온누리교회 브릿지33+, SNS청년부, 더멋진세상 실행위원팀 등 세 개팀이 단기선교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준비된 자들이 오게 하시고 모든 준비 과정 성령께서 이끌어주시고 붙들어 주시기를 기도해 주세요.
이석열, 박민영 (이루리) 선교사
소속교회 / 온누리교회
소속단체 / NGO 더멋진세상 (말라위지부)
후원계좌 / 하나은행 573-90009526-37 (이석열더멋진)
* 기부금 영수증은 상기의 하나은행 계좌로만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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